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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2>

ㅊㅎㅂ 2023. 4. 12.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2>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2>를 읽었습니다. 보통은 이런 속편류를 기대하게 되는 작품이 있고, 더 이상은 제발... 하게 되는 작품이 있기는 한데... 결국은 1편을 능가하는 작품을 만나기란 참 힘든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괜히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전작과 구성이나 진행 방식이 많이 닮아 있으면서도 현 세태를 잘 반영한 모습들이 작가의 영민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구조 속에서 캐릭터들의 갈등이 해결되는 양상을 보면 독자를 흐뭇하게 해주는 그런 작품입니다.

코로나19로 점철된 최근 몇년간의 답답함과 자영업자를 비롯하여 모두가 힘들었던 경험을 녹여내면서도 웹소설이나 판타지/무협이 아닌 제대로 된 ‘한국문학’을 읽는 느낌을 나게 해 준 작품!

선숙과 아들이 관계를 회복하는 데에 독고가 영향을 끼치고, 곽선생과 딸의 관계에 선숙과 근배가 영향을 주고, 염여사와 강사장(염여사 아들 민식)의 관계 개선에는 근배가 영향을 끼치는 돌고 도는 그런 선순환 같은 부분들도 마음에 들고,

한우집 최사장 이야기는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경험한 자영업자들의 이야기를 간접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장으로서 가족을 건사해야 된다는 책임감과 그 책임감 때문에 오히려 고집불통이 되어 가족들을 괴롭게 만드는 역설적인 모습과 이를 또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밍기뉴와 근배의 이야기에서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에 대해서, 근배의 경험을 통해 슬기롭게 해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데, 누군가가 알려주지 않으면 그러한 혜택(?)들을 받지 못하는 부분은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결말 부분은 염여사의 아들 민식(강사장)과 염여사의 관계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모든 문제해결의 시작은 소통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독고가 등장하여 화룡점정을 한 너낌..! 최종적으로 시현의 이야기도 나름 소소하게 즐거운 에피소드입니다.

일일이 다 열거하지는 않았지만 이런저런 관계들로 전작에 나왔던 등장인물들(인경이라든가 시현…)이 얽히는 것도 나름 관전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3편까지는 모르겠고 제 기준에서 2편은 훌륭하게 소포모어 징크스를 극복한 작품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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