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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리앗 <천재 통역사가 되었다>

ㅊㅎㅂ 2024. 2. 6.

 

1트에는 중도 하차 했다가 2트만에 완독 한 돌리앗 작가의 <천재 통역사가 되었다>를 소개합니다. 이 작품은 현대판타지와 회귀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현대판타지는 선호하지 않지만, 회귀물이면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 가끔씩 읽습니다. (이 작품 전에 가장 재밌게 읽었던 작품은 댄킴 작가의 <영업 천재가 되었다>입니다. 물론 작품의 결이 비슷하지는 않은데도 뭔가 제목 짓는 게 비슷하네요)

 

처음에는 '무슨 통역 관련 이야기를 판타지 소설로 썼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만 의외로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은 피치못할 사정으로 한명외대 통대를 중퇴하여 커리어가 꼬인 10년 차 베테랑 통역사 박찬영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삶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원흉(?)인 조카 수아 덕분에(?) 10년 전으로 회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1회차의 삶과는 달리 제대로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하고 당당한 한 사람의 통번역가로서의 커리어를 목표로 하는 내용으로, 회귀했다는 것 말고는 특별한 능력이 주어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 10년의 경험(사실 이게 특별하다면 특별할 수 있겠네요)을 가지고 통대 생활을 하는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산경 작가의 직장물(?)들이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 생활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함으로써 재미를 끌어내었다면, 이 작품도 아마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통대생활의 어려움과 치열함 등을 잘 녹여내어서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저도 외국어 전공자이기 때문인지 소설 중간에 나오는 소쉬르의 일반 언어학 강의에서 나오는 기표(signifiant)나 기의(signifié)등의 개념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후반부에 서이준이 아를에 가서 번역론에 대해서 토론하는 내용은 제가 학부생일 때에도 공부하면서 고민했던 부분과 비슷해서 많이 공감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일찌감치 대학원 진학은 포기했지만요... ^^)

 

이런 지루할법한 통역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가지고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써낸 작가님에게 경의를 표하겠습니다. 특히나 송하늬 캐릭터를 이용하여 했또체나 앙코르찬 등등 작 중 트렌디(?)한 흥미요소를 잘 집어넣어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통역이야기를 재밌게 잘 읽을 수 있도록 한 점들은 칭찬할만합니다.

 

물론 중간중간 등장하는 또찬영과 친해지고 싶어 하는 셀럽들의 이야기들은 클리셰들의 반복이지만 뻔한 이야기들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도 작가의 역량이 겠죠. 이상으로 약 한 달간에 걸친 또찬영 앓이를 마무리하며 기존의 뻔한 회귀물에 지치셨거나 통번역가라는 직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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